잡담시력검사표를 외워서 대답했다가 2년 치 두통의 원인을 찾았다
심심한 사자·2026. 7. 13.·104
5년 다니던 동네 안과가 문을 닫아서 다른 데로 갔다. 원래 가던 곳은 검사표가 벽에 붙어 있었고 매년 같은 표였다. 셋째 줄까지는 그냥 안다. 위, 아래, 오른쪽, 아래, 왼쪽. 짚는 순서도 늘 왼쪽부터라서 나는 사실상 노래처럼 외우고 있었음. 새로 간 데는 화면에 띄우는 방식이고 순서가 매번 바뀌었다. 넷째 줄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세 개 연속 틀리니까 검사해주시던 분이 화면 한 번 보고 나 한 번 보셨다. 측정된 시력이 예전 기록보다 한참 낮게 나왔다. 그러니까 나는 안 보이는 걸 외워서 맞히고 있었고, 그 기록으로 맞춘 안경을 2년 쓰고 다닌 거다. 퇴근할 때마다 뒤통수가 묵직하고 눈이 시큰거렸는데 그게 이유였다. 새 안경 받은 날 지하철에서 노선도 환승역 글씨가 그냥 읽혔다. 그동안은 폰으로 찍어서 확대해 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