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정전기 때문에 회사 문고리를 팔꿈치로 여는 사람이 됐다
수줍은 문어·2026. 7. 15.·227
11월 들어서면서 뭘 만지든 손끝이 따갑다. 처음엔 우연인 줄 알았는데 이제 패턴이 보임. 회사 유리문 손잡이, 엘리베이터 버튼, 사무실 철제 캐비닛. 이 셋이 나를 노린다. 캐비닛은 소리까지 남. 딱 하고. 어제는 탕비실에서 대리님이 컵 건네주다가 손가락이 스쳤는데 둘 다 동시에 악 소리를 냈다. 3초 정적 흐르고 대리님이 죄송합니다 하심. 왜 사과를 하시지. 그래서 요즘은 문고리를 팔꿈치로 밀거나, 열쇠 끝을 먼저 대서 지지직 한 번 보내고 잡는다. 신입이 그걸 옆에서 봤는데 아무것도 안 물어봤다. 그게 더 무섭다. 니트는 이제 각오하고 벗는다. 불 끄고 벗으면 파란 불꽃 보이는 거 아는 사람 있냐. 오늘 아침엔 이불 개다가 손등에 한 방 맞고 잠이 깼다. 알람보다 정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