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새벽 3시에 바퀴벌레랑 눈 마주치고 30분간 대치함
용감한 토끼·2026. 7. 20.·63
물 마시러 나왔는데 싱크대 위에 있었다. 나는 컵을 들고 있었고 걔는 더듬이를 움직이고 있었다. 일단 살충제를 가지러 가야 하는데 눈을 떼면 놓칠 것 같아서 못 움직였다. 그렇게 한 10분을 서로 봤다. 걔도 안 움직이고 나도 안 움직임. 진짜 아무 소리도 안 나는 새벽에 나랑 바퀴만 있었다. 결국 옆으로 게걸음 쳐서 살충제 잡았고 뿌렸는데 얘가 갑자기 날았다. 날 줄 몰랐다. 나는 소리 지르면서 방으로 도망쳤고 문 밑에 수건 끼워놓고 아침까지 안 나갔다. 아침에 거실 나가보니 소파 밑에 뒤집혀 있었다. 승리했지만 잃은 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