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할머니 집 갔다가 냉장고째로 들고 나온 기분
수줍은 문어·3일 전·37
얼굴만 보고 온다고 30분 있다 나왔는데 손에 든 게 김치통 두 개, 밑반찬 다섯 통, 사과 여덟 개, 삶은 계란 여섯 개, 그리고 왜 넣었는지 모를 두루마리 휴지 네 개. '할머니 나 진짜 짐 많아' 이 말을 열두 번쯤 했는데 결국 다 들고 나왔다. 계단 내려오다가 봉지 손잡이가 끊어져서 사과가 우르르 굴러떨어짐. 주우려고 뒤돌았는데 3층 창문 열고 할머니가 '떨어진 거 버리지 말고 다 주워가라' 하심. 그 거리에서 사과 굴러가는 게 보이나요. 시력 검사 다시 받으셔야 할 사람은 나인 것 같다.